‘디지털 관광주민증’ 발급 받아보니

문체부·한국관광공사 ‘2024 디지털 관광주민증 사업’
관광주민증 제시하면 숙박·체험 등 ‘최대 20% 할인’
74개 인구감소지역 대상 공모…신규 25곳 추가모집
“40개 지역 1천곳 참여 예상”… 3월 15일 신청 마감

부산 영도구의 태종대 오션 플라잉 테마파크.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제시하면 짚라인 이용권을 15%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사진출처=에코테인먼트코리아
부산 영도구의 태종대 오션 플라잉 테마파크.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제시하면 짚라인 이용권을 15%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사진제공=에코테인먼트코리아

‘먹고 자고 놀고 배우는’ 관광지 동선마다 할인 혜택이 따라다닌다면 어떨까. 가는 곳마다 적게는 5~10% 혹은 그 이상의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면 관광일정이 더 풍성해지지 않을까. 이제 ‘디지털 관광주민증(관광주민증)’을 제시하고 ‘할인’ 받자. 스마트폰에 관광주민증을 소지하고 있으면 숙박·맛집·관람·체험 등 다양한 베뉴에서 이용권·입장권 등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정말일까.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관광포털 웹사이트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접속했다. 기자는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어 부산 영도구를 선택했다. 사실 조만간 부산 출장이 잡혀 있어 겸사겸사 혜택을 누려보려는 심산이었다. 참고로, 관광주민증은 외지인에게 혜택을 주는 사업이라서 거주지역 주민은 발급받을 수 없다. 엄밀히 따지면 발급은 가능한데, 외지인에게 할인 혜택을 양보해 달라는 문구가 유독 눈에 띈다.

스마트폰으로 간단한 인증절차를 통과하니 관광주민증이 발급됐다. 관광주민증에는 부산 영도구에서 체험, 쇼핑, 식음료, 숙박 등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베뉴 42곳이 안내돼 있었다. 수십개에 달하는 베뉴 정보가 보기 좋게 정돈돼 있어 앱과 웹 버전 모두 꽤나 직관적이다. 아직 출장을 떠나지 않았기에 관광주민증으로 이용이 가능한 베뉴들을 연결지어 관광일정을 짜봤다. 

관광주민증을 제시하면 커피를 ‘1+1’에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호텔 숙박, 자전거 대여, 칵테일 체험 등은 무려 20%나 할인 받을 수 있다니 관광 일정이 차곡차곡 쌓인다. 일정상 욕심껏 다 돌아보고 오긴 힘들겠지만 일단 체크는 해뒀다. 이번에 못간 곳은 다음 기회에 가면 되니까.

기자가 직접 발급받은 디지털 관광주민증(부산 영도구). 사진을 누르면 관광주민증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기자가 직접 발급받은 디지털 관광주민증(부산 영도구). 사진을 누르면 관광주민증을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대한민국 구석구석’과 ‘비짓코리아’ 누리집(korean.visitkorea.or.kr)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정부, 2022년 말부터 시행
인구감소지역 ‘활력’ 되찾을까

디지털 관광주민증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침체된 지역의 관광산업을 되살리고 인구 감소 위기에 처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난 2022년 말부터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관광 육성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관광주민증은 일종의 ‘명예주민증’이다. 아직은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2024년 2월 현재 관광주민증을 허용하고 있는 지역은 부산 영도구를 비롯해 강원 평창군, 충북 옥천군, 인천 강화군, 경남 하동군, 전남 신안군 등 15개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 숙박, 식음, 관람, 체험 분야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베뉴는 총 300여곳에 달한다.

관광주민증 한 장이 불러일으킨 효과는 가볍게 넘길 수준이 아니다. 관광주민증을 처음 도입한 평창군과 옥천군의 발급자 수는 1년여 만에 ‘14만명’을 넘어섰다. 해당 지역 정주 인구의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문체부와 공사는 이용처로 평창 이효석문학관, 옥천 수생식물학습원, 정선 가리왕산케이블카 등 국내 대표 관광지가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와 별개로, 관광주민증 발급자 전원이 해당지역을 방문한 건 아니더라도 관광주민증을 소지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앞으로 관광지 선정 시 우선순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기대를 갖게 한다.

올해는 더 많은 지역에서 관광주민증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하려 한다. 특히 대표 관광지와 연계한 지원을 강화해 인구감소지역의 관광 활성화에 앞장서겠다.

-박종택 문체부 관광정책국장

문체부와 공사는 올해 관광주민증 참여 지자체를 더 넓히기로 했다. 목표는 신규 지자체 25곳이다. 이렇게 되면 관광주민증을 쓸 수 있는 곳이 최대 40개 지역(기존 15개 지역 포함)까지 확대되고, 관광객은 총 1000여곳 이상의 베뉴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참여지역 선정엔 관광주민증의 주요 혜택, 기존 참여지역과 연계 효과, 지자체 참여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사업에 참여할 지자체(인구감소지역)는 한국관광산업포털 투어라즈(touraz.kr)의 ‘공고·공모’에서 신청하면 된다. 신청 마감은 오는 3월 15일까지다.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2월 현재 전국 15개 지자체다. 사진을 누르면 디지털 관광주민증 사업 신청 공고문(지자체)으로 이동합니다. 출처=비짓코리아
디지털 관광주민증을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은 2월 현재 전국 15개 지자체다. 사진을 누르면 디지털 관광주민증 사업 신청 공고문(지자체)으로 이동합니다. 출처=비짓코리아

한편 문체부와 공사는 지역에 머물다 가는 생활 인구가 늘면 관광소비 유발 등 지역 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문체부는 더 많은 관광객이 관광주민증을 이용해 해당지역의 실방문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핵심 여행 혜택 관광지를 확대하고 관광콘텐츠의 매력도를 높여갈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새롭게 선정된 지역의 서비스 개시와 연계한 대대적인 판촉과 마케팅도 강화할 방침이다. 예컨대 지역별 혜택 관광지를 엮은 특화 여행상품을 개발하거나 더 많은 여행객 모집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권영미 한국관광공사 지역균형관광팀장은 “올해 선정된 지역의 서비스 출시와 연계해 대대적인 방문 프로모션을 실시하고, 장기적으로는 OTA와 협업을 통해 지역별 관광지와 연계한 특화 여행상품 개발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성욱 기자 hot@emice.co.kr

저작권자 © 이코노마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